1월 19, 1923
제 1 장 1 정애(晶愛)는 <신여자(新女子)>란 잡지를 보다가 또다시 미닫이를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시름없이 오는 비는 오히려 아니 그치었다. 하늘을 회칠한 듯하던 구름이 히실히실 헤어져서 저리로 저리로 달아나건만는 그래도 푸른 얼굴은 보이지 아니하고, 머리올 같은 가랑비가 연기나 안개 모양으로 공중에 가물거리고 있었다. 오늘이 공일이라, 모처럼 동물원 구경을 가자고 동무들과 튼튼히 맞추어둔 것이 원수의 […]